Homilia

너는 더 나를 사랑하느냐

vianey 2017. 6. 1. 22:26

너는 이들이 나를 사랑하는 것보다 더 나를 사랑하느냐

예수님도 참 구차하다

뭘 세 번씩이나 물으시나...

신의 아들이 이런건 딱 보면 모르시는건가...

그리고 꼭 사랑한다고 말해야 아나... 

말해야 아는 건 말해줘도 모르는 거 아닌가...


그런데 세 번의 구애 이후에 나오는 대답이 의미심장하다

'나도 사랑해...'가 아니다

'내 양들을 돌보아라'이다


좀 이상하지 않은가...

'나 사랑해? 다른 사람보다 더?'

그러니까 당신이 나를 사랑하는 건 어떤 의미야?

그냥 친구? 그냥 동정? 사랑하기는 하는데 남들이 날 사랑하는 것처럼

내 겉모습, 스펙, 성격 이런거 보고 사랑해?

실컷 물어보고는

'사랑해'라고 대답하니까

'내 양들을 돌보아라'고 말씀하신다


그렇다면 

'나를 사랑해?'라고 묻는 것이 아니다

'나를 사랑한다는 건 내가 사랑하는 모든 것을 사랑하는 거야'라고 말씀하시는 것이다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한다면

취향의 문제가 아니라 나를 내어주는 사랑이라면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사랑하는 것을 사랑하는 것이다


그 사람을 사랑하면 갖고 싶어진다

그리고 내 안에 가두고 내 것으로 만들고 싶어진다

그래서 질투하고 화내고 확인하려 한다


그러나 그 사람이 사랑하는 것을 나 역시 사랑하는 것은

그 사람이 행복하는 것으로

마음 편해 하는 것으로 기뻐하는 것이다


내가 불편해도 그 사람의 기쁨으로 편안해 하는 것이

부모의 사랑이다

이것을 남녀의 사랑, 

혹은 사회적 관계에서 실현하기란 쉽지 않겠지만 말이다


더 사랑한다면 더 돌보아야 한다

더 돌볼 수 없다면 더 사랑하는 것이 아니다

더 사랑한다는 것은 남들이 그 사람을 사랑하는 것보다

남들이 그 사람을 돌보는 것보다

남들은 그 사람을 돌볼 수 있겠지만

그 사람이 염두에 두고 그 사람이 사랑하는 것을

나 역시 사랑하려 애쓰는 것이다

사랑은 공유점의 정도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