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대장이 대답하였다. “주님, 저는 주님을 제 지붕 아래로 모실 자격이 없습니다
그저 한 말씀만 해 주십시오. 그러면 제 종이 나을 것입니다
난 솔직히 '백인대장'이
얼굴이 하얀 대장인 줄 알았었다
백 명의 부하를 거느린 대장이라고는 생각도 못했었다
백인대장을 영어로는 Centurion이라 한다
난 센츄리하면 김연아 나오는 에어컨 생각이 나는데
혹은 100년이 연상되는데 이 100이란 숫자와 연관이 있나보다
대우는 좋은 편으로 일반 사병의 8~10배에 해당되는 연봉을 받았다고 한다.
부대원에 대한 처벌권과 훈련에 대한 자율권까지 보장받았으니
맡은 80여 인원의 부대원들을 총괄하는 셈.
이러한 직책인 만큼 아주 오랜 경력이 필요했는데 대략 15년의 복무 경험이 있는 사람들 중 검증된 사람으로 뽑혔다고 한다.
나무위키에는 이렇게 자세하게 백인대장의 위치를 적어놓았다
이 정도면 '먹고 살만한 사람'이다
그런데 이런 지위의 사람이 자기 밑의 '사병'도 아닌 '종'을 위해 아쉬운 부탁을 하다니...
난 체질적으로 남에게 신세지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다
고생을 덜 해봐서 그런 것인지
누군가에게 부탁하고 그런 것을 그리 달가워하지 않는다
그런데 백인대장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종을 위해서
다시 말해 꼭 해야하지 않는 일인데도 안한다고 누가 욕하지 않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굳이 찾아간다
사실 저는 상관 밑에 있는 사람입니다만 제 밑으로도 군사들이 있어서,
이 사람에게 가라 하면 가고 저 사람에게 오라 하면 옵니다.
또 제 노예더러 이것을 하라 하면 합니다
백인대장의 이 말은 언듯 들으면
대단한 믿음같지만
사실은 오고 가는 것, 명령받고 명령하는 것에 대한 염증을 드러내기도 한다
무엇이든지 해 본 사람이 그 마음을 제일 잘 아는 것이다
백인대장도 그분을 뵙기 위해 수고롭게 여기까지 와봤기 때문에
굳이 그분을 수고롭게 오시게 하고 싶지 않았다
다만 중요한 것은
'내가 했으니 너도 해라'는 보복심리가 아니라
'내가 해보니 힘들더라 그러니 너는 굳이 안해도 된다'는 배려이다
종을 위해 청탁을 한 백인대장
그리고 그의 말에는 자신이 얼마나 시간과 노력을 들여 그분을 찾아왔는지 잘 묻어나 있다
그러니 그분도 오시지 말라고 하지...
누구든 본전 생각이 나서
내가 이렇게 힘들고 아팠으니 너도 이 정도는 해줘야한다고 말하기 마련인데
백부장의 믿음은 나도 이렇게 힘든데 굳이 당신도 힘드실 필요 없습니다
꼭 오셔야 하는것도 아니고 말 한 마디면 되는데 뭘...
내가 이만큼 했으니 너도 이 정도는 해줘야 된다는
보상심리에
허를 찌르는 복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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